요즘 부동산 시장에서는 리스팅 가격을 실제 시세보다 낮게 내놓아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만들고 그를 통해 많은 수의 매수 희망자들이 오퍼를 내게 만드는 작전을 쓰는 경우가 예전보다 많아졌습니다. 이런 작전을 사용할 경우에는 물론 특정 날짜를 지정해서 그때까지 받은 오퍼를 심사해서 선택하겠다고 리스팅을 하는데 이는 가격 경쟁을 붙인 후에 가장 높은 가격의 오퍼를 고르는 일종의 경매같은 방법으로 최고의 가격과 조건을 내건 어퍼를 선택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 리스팅 가격을 얼마나 낮게 해야할까요? 그리고 이런 방법을 이용할 경우에 리스팅 가격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을까요?​

며칠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리스팅된 매물이 하나 있었습니다. 비슷한 집들의 주변 시세가 50만불대 정도인데도 정작 리스팅 가격은 $319,000 불이었죠. 물론 이 집은 대대적인 수리를 요하는, 집주인의 사망 후에 나온 매물이므로 다른 집과는 전혀 상황이 다르긴 했습니다.​

주변의 다른 주택들은 보통 천연가스 센트럴 난방인데 이집은 아직도 전기난방이었고, 모든 주방 싱크대나 화장실 장들의 서랍들까지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으며, 바닥에 깔린 카페트만 보아도 맨발로는 도저히 걷고싶지 않은 수준이었고고 창호도 다 새것으로 갈아야 할 상태였습니다.​

그렇지만 아주 낮은 가격이다보니 당연히 수많은 쇼잉 요청이 있었습니다. 매 15분마다 각기 다른팀이 며칠동안 쉬지 않고 그 집을 보러 왔으니 몇백명이 보았다 해도 되겠지요? 저도 쇼잉을 신청하면서 가능한 시간 잡기가 어려워 토요일 아침 8시부터 8시 15분까지 다녀왔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자그마치 60개의 오퍼가 들어왔다고 셀러의 리얼터가 알려줬습니다. 아마 제가 이제껏 리얼터 일을 하면서 봐온 것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의 오퍼를 받은 집이 아닐가 싶더군요. 그런데 전 그 집을 보러가서 평가해 본 결과 구매를 위해서는 45만불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보았고 거주할만한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 15만불을 더 들여서 수리를 해야 집 다워 진다고 생각했어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최종적으로 45만불대에 팔렸더라구요. 저는 오퍼를 넣진 않았지만 그 결과를 보고 좀 아쉽게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그 리스팅 가격을 꼭 그정도까지 낮췄어야 했을까.. 최종적으로 구매에 성공한 1명을 뺀 나머지 59명의 바이어가 그를 위해 시간을 쏟고 괜히 설레고 괜히 실망한게 아닌가 싶어요. 이 집을 만약 더 높은 가격인 399,000 불에 리스팅을 했더라면 오퍼를 낸 사람들 숫자는 절반 이하로 줄었을 테지만 그러면서도 팔린 가격은 여전히 45만불대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낮은 리스팅 가격을 권한 것이 아마 셀러측 리스팅 리얼터 였겠지만, 이런 식으로 과도한 다운 리스팅을 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마켓의 적정룰을 따르는 것이 여러모로 더 좋았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그 많은 사람들이 헛수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 많은 오퍼를 다 검토할 필요도 없으면서 결국 같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나저너 요즘의 런던의 부동산 시장은 매매가격이건 리스팅 방식이건 실제 거래가격이건 참으로 정상이 아닌듯합니다.

집팔때 시세보다 얼마나 낮게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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