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로라면 벌써 한달쯤 전에 완료했어야할 작업이었습니다. 마누라 숙원사업 제2호, 주방 싱크대 뒷벽의 백스플래시 타일 공사입니다. 회사 업무가 이것저것 바빠지는 바람에 좀 늦어졌는데 더 늦기전에 마치기 위해 시공 전날 저녁에 필요한 재료와 공구를 구입해 놓고 다음날 아침 바로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아래 사진처럼 싱크대 상판과 캐비넷 사이 벽면 전체를 타일로 덮으려는 계획이었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답답해질 것 같다는 아내의 의견 및 일을 좀 줄이고 싶어진 제 마음을 반영해서 여백의 미를 약간 주게 되었습니다.
타일 시공을 어디 지점부터 시작할지는 몇가지 상이한 가이드라인들이 있지만 제 경우에는 가장 왼쪽 끝부터 시작했습니다. 오른쪽으로 진행하다가 모서리를 만나서 직각으로 꺽이는 부분은 시공상의 문제가 생겨도 (즉 조그만 조각을 붙여야하는 경우..) 그리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쉽게 용서가 되기 때문입니다.사용하고 있는 모자이크 타일의 낱개의 크기는 길쭉한 3 가지 스타일인데 이걸 벽에 있는 전기 스윗치와 콘센트에 맞추려면 정확히 잘라날 수 있는 공구가 필요해집니다. 이런 정교한 작업을 위해서는 다이아몬드 날이 달린 회전톱이 필요해지지요. 위 사진과 같은 전기 컨센트는 나중에 덮개를 씌우므로 거친 절단면이 가려질 수 있어서 Hand tool 로도 잘라도 되지만 모서리와 창문 주변에서는 그렇게는 안 됩니다. 너무 흉칙해지죠. 아래 사진이 그 공구인데 톱날 아랫쪽에 물통이 있어서 톱날이 회전하는 동안 계속 물에 잠겼다 나오면서 톱날을 식히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이 붙어버리거나 녹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물을 사용하는 톱이라고 해서 Wet Saw 라고도 부릅니다.
요걸로 타일 조각들을 원하는 크기로 잘라내서 전기 컨센트 근처를 채워나갑니다. 아래처럼요..
차곡 차곡 붙여나가면서 모서리까지 진행합니다. 말은 쉽지만, 결코 쉽지도 시간이 짧게 걸리지도 않는 과정입니다.
벽면이 수직으로 꺽이는 곳이 되면 다시 Wet Saw 를 가지고 알맞는 크기로 타일조각들을 잘라서 붙여줍니다. 오른쪽 벽면의 타일작업은 창가부터 시작했습니다. 창문 주위는 워낙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새밀한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시작한 곳의 반대쪽 끝까지 타일을 부탁한 뒤에 타일에 줄눈을 넣기 위해 Grouting 을 합니다. 타일본드나 타일부탁용 시멘트 (Thin Set)으로 타일을 벽에 붙이는 경우에는 하루 정도는 지나야 부탁면이 완전히 굳어서 줄눈을 넣을 수 있지만 저는 이번에 처음으로 타일용 양면 테입을 사용했습니다. 본업으로 바쁜 와중이라서 시간을 최소화 시키려고요.
중간 작업 내용은 생략하고 결론입니다. 10여분 뒤에 살짝 젖은 스폰지로 Grout 를 다 닦아냈습니다. 이 상태로 완전히 굳힌 다음에 마른 걸레로 다시 한번 닦아주면 일단락 됩니다. 몇 주후에 모든 것이 완전히 굳고 안정되었다 싶으면 그때가서 실리콘 본드 (Caulking)으로 싱크대 상판과 타일 시공 벽면의 경계부분을 따라 가볍게 발라주기만 하면 되겠습니다. 타일 줄눈이란 것이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Sealer 스프레이를 해주지만 이 경계면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수도 있어서입니다.
그리고 시공한 부분이 모두 보이게 전경 사진 한방. 이상 끝.
사족 – 아내에겐 이걸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둘러댔습니다. Wet Saw 구입 비용까지 총 비용이 3백불 정도 들었으니 결코 싸구려 선물은 아닌듯 합니다. 지난번에 싱크대 디스포저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는 생일 선물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