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의 숙원 사업이 좀 있습니다.. 그게 꽤 좀 여러가지입니다. 작년에 이사온 지금 집 뒷마당의 3면 가운데 한면에 울타리, 즉 fence 가 없어서 그걸 만들어야 하는 일.. 이전 집에서는 참으로 넓직한 데크 위에 바베큐 그릴도 놓고 퍼골라도 설치해서 분위기 있는 여름을 즐겼는데 여긴 덜렁 임시 계단만 놓여있고.. 집 안에 주방에도 여러가지 희망사항이 있고, 지하에도 차고에도… 그 중에 몇가지는 해결이 된 상태인데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저도 무작정 망치 들고 달려들어서 잠 안 자고 밥 안 먹고 만들어내곤 했지만 요즘엔 몸이 안 따릅니다. 맘도 몸을 따라갑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에서야 숙원 사업 중의 하나를 해결했습니다. 도저히 “꺼야 꺼야”만 외치다간 세월만 흐를것 같아서 그냥 홈디포에 가서 그걸 사왔습니다. 집에 사다 놓으면 몸은 자동적으로 움직이는걸 알고 있어서요. 그 물건은 바로 Food Waste Disposer, 그냥 줄여서 디스포저라고 부르는 장치입니다. 한국말로는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 라고 부르면 되겠네요.
원래는 1/2HP, 반마력짜리를 사려고 했는데 그 놈이 없고 이 3/4 마력짜리가 가장 작은 것이더군요. 위의 사진이 그넘입니다. 구입을 다음으로 미루면 또 몇달이 지나갈지 모르는 일인지라 그냥 사왔습니다. 설치는 크게 오렵진 않습니다. 기존 싱크에서 물받이 부분을 제거하고 하수구 배관을 적당히 절단한 뒤에 이걸 싱크대 아랫부분에 매답니다. 이때 물이 안 새도록 자~알 달아줘야 합니다. 이때 고무 개스킷과 Plumber’s Putty 를 씁니다.
그런데 배관이 예상보다 좀 까다로워졌습니다. 원래 디스포저 설치를 하면서 함께 배관을 한게 아니라 물매가 잘 안 잡혀있고 또 공간이 잘 안 나옵니다. 할 수 없이 기존 배관을 왕창 잘라서 아예 P-Trap 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이게 권장 설치 방법이긴 하지만 귀찮아서 직렬 (Straight) 배관을 하려던 것인데 잔꾀를 못 부리게 된거죠.
배관이 다 되어서 수돗물을 한참 틀어놓고 누수 테스트를 했습니다. 합격. 이젠 전기 공사를 할 차례입니다. 이 싱크대 안에는 전기 컨센트 (Power Outlet)이 없습니다. 바로 옆칸에 식기 세척기가 있지만 그것 자체가 전력 사용량이 크고 상하수도 배관이 좀 복잡하게 되어있는 듯해서 그것이 사용하는 전기 라인은 사용 못했습니다. 할 수 없이 옆, 옆 칸에 개스 오븐이 사용하는 컨센트까지 배선을 해야했습니다. 싱크대 벽을 두 개를 거쳐가야 합니다. 안쪽 끝에 구멍을 뚥고 전선을 연결했습니다. 그리고는 개스 오븐을 앞으로 쭈욱 빼고..
아래 사진처럼 전기 라인 연결을 했습니다. 바로 옆에 개스 파이프와 전기 오븐용 컨센트가 보입니다. 전기 오븐은 120V 가 아니라 208V 또는 240V 를 사용하고 컨센트 모양도 다르고 훨씬 큽니다.
이렇게 연결을 한 뒤에 마지막으로 할 일은 전원 스위치를 설치하는 일입니다. 원래는 싱크대 위의 벽에 설치할 생각이었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고 상판에 구멍을 뚤기도 싫고 귀차니즘도 발동하면서 그냥 싱크대 도어 안쪽에 달았습니다. 기껏해야 하루에 한 두번 쓰는 정도니까 불편한 일은 없을겁니다. 밖에서 보이지 않으니 미관상으로는 더 좋다고 할 수도 있겠구요. 이렇게 설치하여 지금까지 며칠동안 잘 쓰고 있습니다.
그 다음 프로젝트는 주방 싱크대 뒷벽의 Back Splash 설치입니다. 이것도 바짝 조여서 작업하면 반나절 정도면 되겠지만… 항상 그랬듯이 시작이 문제입니다. 며칠 이내에 홈디포 가서 확~ 사다놔야겠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만들라고 합니다. 바야흐로 개봉박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