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현재에 충실하라, 과거는 돌아볼 것 없고 매일매일을 마지막 날 처럼 살아라…하며 머릿속으로 새기고 산다고는 하지만, 요즘의 나를 보면 어째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하며 죽는 날까지 생각하고 있는걸 발견합니다.​

오래전에 한국서 들어놓았던 생명보험/암보험은 아이를 낳기도 전인 25살때 가입한 것이라 만기가 훌쩍 지난 지금도 아직 수혜자 적는 난이 빈칸으로 남아있으니 빨리 만 25세 성인인 아들의 이름을 써 넣어야 할것 같고, 언제까지 일할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늦게 이민온 이민 1세대로 직장생활을 하며 연금을 부어놓은 것도 아니요, 한국의 국민연금도 이민오면서 다 찾아서 정착자금으로 써 버린터라 가장 바람직 하다는 연금생활자의 길을 걷기는 요원한 일이니 노후대책으로 부동산 투자쪽만 계속 공부하게 됩니다.​

매달 은퇴 후의 생활자금을 계산해 보다 보면, 한국으로 역이민을 가면 노인들은 이것도 저것도 다 공짜라고 하던데… 하며 주지도 않을 떡에 김치 국물 마시는 생각 해보고, 캐나다 이주 전에 한동안 살았던 태국의 낮은 물가와 따뜻한 기후를 생각하며 그곳에서의 넉넉한 노후생활을 그려보기도 하다가, 태국으로 은퇴이민을 가셨다가 암수술때문에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가셔서 생활하고 계신 부모님을 보면, 역시 의료비 부담이 적은 캐나다에서 머물러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저절로 체념 모드가 되기도 합니다.

​하다못해 장례식 비용은 캐나다에서 가입한 단체보험에서 감당할 수준이니 그것으로 하고, 유언장은 나보다도 더 나이 많은 남편과, 성인이 된 아들에게 재산관리를 시킬 계획을 짜고, 얼마 되지 않는 재산과 보험도 컴퓨터의 유언 이라는 폴더 아래 정리해 놓습니다.​

이것저것 하다보면, 이게 현재를 사는건지, 미래를 대비만 하다가 끝나는 건지….​

그런데 생각해 보면 지금이 딱 그런 나이더라구요. 어영부영하다 60 살이 되고 70 살이 되면 아차! 내가 아이들에게 짐이 되나? 내가 영원히 일에서 못 벗어나나? 훌훌 털고 여행한번 갔다 올 여유도 없나? 이렇게 될까봐 오늘, 미래를 준비합니다. 이제 먼 훗날의 애기는 아닌게 되었지요. 10년, 그까짓것 참 금방이더군요. 이제 딱 그렇고 그런 나이가 되어버렸나 봅니다.
딱 그런 나이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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