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갈 집을 고를 때에는 집 안과 밖을 두루두루 보게되는데, 한국에서 나서 자란 저는 이전에는 집 안만 주로 살폈던 것 같습니다. 그것도 집의 캐릭터 라던지, 그집만의 독특한 느낌보다는 얼마나 최신식으로 레노베이션이 되어 있는지, 낡지 않았는지가 최대 관심사였지요.

​이제 리얼터가 되면서 집을 아주 많이 구경하게 되었고 이사도 대여섯번 다니다 보니까 제가 원하는 집을 보는 관점이 많이 바뀐것 같아요. 이제는 그 집의 캐릭터라고 할까, 전 주인의 손길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거래되는 많은 집들이 깨끗하고 현대식이고 또 사는데 불편함이 없지만, 이건 한국의 아파트를 생각하시면 딱 맞을거예요. 그런 집들은 돌아서서 머리속에 그려보려고 하면 여운이 안 남더라구요. 그냥 벽 있고 지붕있고 방있는 그건거예요. 물론 내 손길이 가기 전이라 그럴 수도 있습니다. 집은 내가 자꾸 꾸며주고 가꿔줘야 내것이 되거든요.

​어떤집은 그 캐릭터가 참 강해서, 전 주인이 떠나고 난 한참 후에도 계속 은은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젠 그런 집이 맘에 들더군요. 단지내의 다른 세대와 구조적으로 다를바 없는 한국의 아파트들은 심지어 같은 단지의 다른 집을 대신 보고도 구매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곳의 집(단독 주택)들은 같은 빌더 (개발업자) 가 나란히 5 채를 지어도 모두 다 다른게 보통이구요, 집을 지을 때 추가된 옵션이나 마감재부터 모두 ‘선택’을 통해 다름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하여, 집 안은 다른 집과는 다르면서도 내 취향과 맞는 집을 찾아 다니며 이사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집 밖은 학권 이외에는 그리 고려대상에 두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지금 살고 있는 이 동네로 오기전에, 그리고 한적함을 누려보기 전에는 말이죠.

​그런데 올 초여름에 이사온 새 동네는 주변이 한적하고 산책을 하기 좋은 트레일이 여기저기 있으며 깨끗하고 생활편의시설도 가까운 것 등등, 모든 분들이 동의하는 살기 좋은 외부환경 인 것 외에도 동네 이웃들이 서로서로 친한것 같아 더 맘에 듭니다. 매일 산책을 하다보면 이웃끼리 도로를 사이에 두고 긴 안부를 묻고 있는 모습, 잔디를 칼같이 내 집앞만 깎는게 아니라 옆집까지 그냥 밀고가는 아줌마, 주차장을 열어놓으니 그곳에 테이블이며 의자가 미니 바 처럼 놀여있고 동네 아이들은 드라이브 웨이에서, 부모들은 주차장에서 대화하고 교류하는 모습들… 예전같으면 그냥 지나칠 이런 모습들이 이제는 맘에 쏙 들어오네요.

​어린 자녀들이 있는 분들은 물론 학군도 무척 중요할 수 있지만 이렇게 그뿐 아니라 이제 살고 싶은 동네는 집안팎과 이웃까지 모두 고려해서 정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저를 통해 집을 구입하시는 분들에게도 그런 점을 강조해 드리고 싶구요.

​아래 사진은 콘도인데도 매주 금요일에 반상회인양 모여 교류하는 모습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콘도 단지는 아니고 길 건너에 있는 단지입니다만 저는 그냥 끼어들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실천하고 있네요. 이 단지는 연령대가 좀 지긋한 분들이 많습니다. 이게 여름 사진이니까 지금은 더 이상 모이진 못하지요. 내년에 다시 만나게 되겠네요.

살고 싶은 동네 어떻게 고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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