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년마다 돌아오는 리얼터 자격 유지를 위해 해야하는 의무적인 Continuing Education. 올해도 때가 되었습니다. 쉬지말고 계속 공부하라는 뜻이겠죠? 왜 리얼터나 모기지 에이전트는 계속 공부해야만 할까요? 올해는 리얼터 자격갱신과 모기지 에이전트 갱신이 같은 기간에 겹쳐 지난 주 까지 공부에 또 공부를 하느라 진이 좀 빠진 상태입니다. 뭣도 모르고 한국의 사이버 대학 3학년에 턱 하니 편입해 놓은 상태이기도 하거든요. 한국은 3월이 개강입니다, 정확히는 3월 2일이 개강이죠?

새로 시작한 사이버 대학 공부는 제가 이제까지 공부해서 자격증을 땄던 미국 공인 회계사, 리얼터, 모기지 브로커 등과는 다른 쪽입니다. 직업을 위해 자격증을 따는 것이라기보다는, 예전에 관심가졌던 취미나 문화생활을 이제 나이가 들면서 또 자리가 잡히고 여유가 좀 생기는 듯해서 시작해 본 것이지요. 제가 등록한 사이버 대학은 캐나다 시간으로 3월 1일 자정에 첫 수업을 올리더라구요. 첫날이라 밤잠 안자고 기다렸다 수업하나 들어봤네요^^ 어찌 되었던 새로 시작하는 공부와 라이센스 갱신을 위한 공부가 겹쳐 책상머리에서 엉덩이 붙이고 있어야 하는 날이 조금 더 길어졌을 뿐이지만, 매번 이런 리뉴얼 교육이 있을때마다 어떤 수업을 골라 들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저는 이번에 새 분양 콘도에 대한 강좌와 Human Right (인권)에 대한 강좌를 선택했는데, 제가 처음 리얼터가 되었을때는 좀 쓸데없는 과목 아닌가? 하고 무시하던 강좌입니다. 캐나다에 대한 환상이 많아서 였는지, 아니면 진짜 순진해서였는지, 무슨 인종차별이 그리 있다고? 혹은 일부 차별을 너무 일반화 하는거 아냐? 캐나다에는 인종차별은 없고 언어차별만 있다고 했지? 등등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사실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주는 강좌였습니다. 그래서 캐나다에 차별이 있다고 없다고? 이렇게 물어본다면 답은 있다고^^ 인듯 합니다. 물론 캐나다 기준으로.

강의를 듣고 느낀점을 그냥 생각나는 데로 나열한다면,

1. 똑같이 이민 온 사람들이라도 유럽에서 온 백인 들이라면 “where are you from?” 이라는 질문을 현저하게 적게 받는다는 점입니다. 그럼 너 어디서 왔니? 가 왜 차별일까요? 그냥 궁금증에서 오는 질문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 질색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이민 2세와 그보다 젊은 세대들입니다. 심지어 부모의 모국어도 할줄 모르는 아시안계 이민 2세, 3세들이 받는 질문중 가장 불편한 질문이 이 질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이 질문의 뉘앙스는 “너 여기 사람이 아니구나!” 입니다. 한국에서도 시골에 간 말쑥한 차림의 젊은 남자나 젊은 여자에게 “어디서 오셨수?” 라고 묻는다면 이곳 사는 사람이 아닌데!! 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물음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소속감에 관련된 것인데 자신이 캐네디언, 혹은 이 커뮤니티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여기 소속된 사람이 아닌것 같다”는 질문을 계속해서 해 댄다면 그것이 바로 차별이라는 취지입니다.

2. 교재의 전반에 집을 찾는 사람들의 여러 유형을 보여주는데, 가족도 있고, 싱글도 있고, 커플도 있었습니다. 커플중에는 이성커플도 있고 동성 커플도 있었습니다. 이런 다양한 고객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 제가 나서 자란 한국에서 교육과정중 교재에 나올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은 일인가?하면 또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한국에서는 청와대나 신문고에 청원할 일입니다. 알게 모르게 차별은 당연한 것으로, 또 그 차별을 금지하자는 법은 절대로 통과되어서는 안되는 악법으로 치부되는 나라들에서는 이런 교육을 찾아볼수 없겠죠.

3. 조사결과 조사대상의 40%나 되는 사람들이 최근 5년간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답했다는데, 이것 또한 깜짝 놀랄만한 수치더군요. 사실 역사적으로 캐나다가 시스템 적으로 하던 인종차별을 멈추는 법규정을 만든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작년만 해도 캐네디언 원주민들의 자녀를 Residential School 이라는 이름의 보딩스쿨에 강제로 부모와 떨어져 서구식 교육을 시킨다는 구실로 교회에서 운영하는 시설에서 이름없는 수백, 수천 구의 어린이 유골이 발견된 사건이 있었지요.

4. 언어차별은 있을지언정 인종차별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언어차별이 인종 차별입니다. 차별하지 말아라 중에 제가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 바로 액센트 라는 것입니다. 교재 내용에서는 부엌에서 일하는 머리에 터번을 쓴 액센트가 강한 인도계 이민자에게 카운터 잡이 주어졌는데 주위에서 액센트와 그의 터번을 이유로 매장 전면에 그를 내세우는 일은 시키지 않는게 좋지 않냐는 동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것도 차별입니다. 차별금지에 액센트를 이유로 차별하지 말라는 구절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오늘 다시 생각해봐도, 캐나다, 참 좋은 나라입니다. 나도 이 나라를 선택했고 이 나라도 나를 선택해 주었습니다.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일반 대중들의 의식 또한 그에 걸맞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우리같은 이민자들이 모인 종교 단체들 중에 동성애 혐오나 차별을 공공연하게 표방하며 자신들의 떳떳한 주장을 고집하는 경우도 보입니다. 어찌 보면 제가 들은 이 인권 교육을 모두에게 듣게하고 인권교육을 마치고 그 원칙을 지키겠다고 선서하는 사람만 캐나다에 살게 하면 안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답니다.

스스로가 이민자로서 영어를 잘 못한다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이 나의 인권을 무시하고 유린할까봐 걱정하는 사람들이 이런 성 정체성 측면의 인권에 있어서는 오히려 나서서 차별을 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생깁니다. 누구나 평등하고 선입견 없이 대우받을 수 있는 나라에 살면서 은근히 나와 다른 사람을 차별하고, 그 차별을 정당화 하는 사람들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하면 이번에 들은 리얼터 교육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점을 보면 대성공인 셈이네요. 아마 리얼터로서 들은 교육이라기 보다는 인간으로서, 그리고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들은 교육이란 생각입니다.

리얼터 재교육 중 만난 인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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